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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문화에 대한 단상/조직문화란 무엇인가

3장 디지털 립스틱(Digital Lipstick). 무늬만 바뀐 건 아닌가요? - 기업문화 오용석

by 오용석 2021.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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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립스틱(Digital Lipstick). 무늬만 바뀐 건 아닌가요? 

 

요즘은 배가 고프면 소파에 누워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배달앱을 여는 일이죠. 스크롤을 올리며 구미가 당기는 음식을 찾는 일은 또 다른 행복입니다. 오늘은 집 앞에 자주 가던 순대국집에 주문했습니다. 음식을 픽업한 라이더가 집으로 서둘러 오는 모습이 지도에 그려집니다. “띵동~” 20분만에 도착했네요. 비대면이라 음식만 덩그러니 놓여있을 뿐, 배달하신 분은 인사도 못했습니다. 깔끔한 포장, 뜨거운 국물, 별점을 부탁하는 음료수 서비스까지 다소곳하게 들어 있습니다. 게다가 디지털지수는 +1 만큼 또 상승했습니다.

 

뚝배기에 담긴 뜨끈한 순댓국을 먹기 위해 직접 찾아갔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얼마전 먹방 유투버가 10인분을 거뜬히 먹어 치우며 가게를 홍보한 뒤 손님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SNS이벤트가 한창입니다. 사진만 올려도 음료수를 준답니다. 카운터에서는 쉴새 없이 배달주문 알람이 울립니다. 이런 작은 음식점까지 순식간에 디지털화가 되었군요.

 

 

 

 

우리의 삶에 디지털 환경이 코로나와 함께 동반입장을 했습니다.

코로나 발생 초기엔 강제적인 재택근무로 폐쇄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선제적으로 원격근무를 시행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사이버 시큐리티 영역을 강조하여 폐쇄적 인트라넷 환경과 암호화된 문서를 사용하는 경우, 긴급하게 대처하기 힘든 장벽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의외로 작은 기업은 메신저라도 도입하며 다양한 유연근무 형태를 도입했습니다. Monday, Teams, Trello, slack, JANDI, flow, EVERNOTE, mural 등 생존하기 위한 수많은 디지털 툴을 도입하면서 원격근무의 가능성을 실험했습니다.

 

이런 직장내 변화의 바람은 충분히 축하할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 주위는 이미 생각보다 훨씬 더 디지털화 되었음을 알고 계실까요? 수만명이 일하는 거대 조선소에서는 코드화된 용접봉 하나가 입고되어 종합운동장 6배 크기의 배를 용접하는 동안에도 우리는 전체 공정율을 즉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세계최대 독일 함부르크 항만에서는 50억개의 사물인터넷이 연결되어 일간 8000대의 운송트럭과 연간 900만개의 컨테이너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가장 디지털화 되어있지 않은 곳이 바로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우리의 사무실입니다.

오히려 컨베이어 밸트에 누워있는 택배상자는 지금 이순간도 디지털을 만끽하고 있는데 말이죠.

 

진정한 디지털 혁신이란 비즈니스 모델과 작업 방식의 완전한 변화를 의미합니다. 기업은 제품의 장벽을 없애고 Elon Musk처럼 새로운 방법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구상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런 전환을 맞이할 준비가 되셨나요? 혹은 그러한 디지털 혁신을 상상하고 계신가요?

대다수는 그렇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제야 겨우 디지털 립스틱을 칠했을 뿐입니다. 무늬만 디지털인 것에 안주해서는 안됩니다. 고작 원격근무 환경에 감탄하고, 신뢰를 논하면서 재택근무 보고서를 제출하기에는 아직 나아갈 미래가 한참 멀리에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도 안되던 것을 온라인에서 커버해야 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고, 아이디어 공유로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프로젝트 관리로 성과를 창출하는 것은 대단히 힘든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 기본적인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디지털 적응”입니다.

 

직관적으로 사용하기 쉬운 디지털 툴조차도 사용자의 100%가 활용할 수 있어야 효율성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다양한 디지털 경험을 하십시오. 무조건적인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하십시오. 디지털 적응이 먼저 선행되어야 여러분이 고민하는 소통과 협업의 스타팅 포인트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디지털 세상이 왔다고 아날로그 애벌레가 디지털 나비로 변하지는 않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디지털 환경에 적응할 필요가 없이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사람, 비즈니스 모델 및 문화는 여전히 근본적인 아날로그 방식이니까요. 하지만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새로운 환경속에서 살아갈 것은 분명한 일입니다. 멀지 않은 시기, 우리의 일하는 환경과 업무 방식도 기업의 4차 산업혁명만큼의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입니다. 풀메이크업을 준비하고 디지털 환경의 주인공이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공유택시를 호출하느냐, 길가에서 택시를 기다리느냐는 당신의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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