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동에 산지, 벌써 35년은 된 것 같네요. 소위 토박이가 되었군요
5~6년 전부터 압구정로데오거리에는 등이굽은 할머니 한분이 달고나뽑기를 팔기 시작했어요.
가격은 1000원. 성질도 잘 내시고, 버럭 화도 내시면서 인심이 참 팍팍한 할머니십니다.
어느 날 부터 딱 한골목을 사이에 두고 할아버지 한분이 등장했어요.
할아버지는 그나마 인심이 좀 좋으십니다. 화를 내지는 않으셔요 ㅎㅎ
저는 처음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부부인 줄 알았어요. 아니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셨을꺼에요.
올해 여름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달고나 가격을 전격 인상하셨습니다. 1000원에서 1500원으로요.
1000원을 냈더니 할머니가 버럭 화를 내시면서 가격 올랐다고 다음엔 1500원 내라고 하시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
요즘 오징어게임이 유명세를 타자 진귀한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사람들이 줄을 10미터 이상 길게 늘어서는 거에요. 그래서 저도 줄을 서봅니다.
평소에는 수북히 쌓여있던 달고나통이 텅텅 비어 있습니다. 가격도 2000원으로 또 올리셨어요
대화를 청해봅니다.
"할머니, 저기 할아버지는 인상을 많이 찌푸리고 계시던데요. 둘이 부부 아니세요?"
"뭔소리여. 난 저 늙은이랑 관계없어. 울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독거노인될까봐 달고나 통 들고 나와서 장사하는거여. 저 할아버지도 집에 누워있는 할머니 있댜. 첨에 내가 여기서 시작했는데 따라서 장사하길래. 많이 싸웠어. 요즘은 오래됐응게 할아버지가 가끔 말도 걸고 그러는거지. 근데 할아버지 인상은 왜써?"
"아니 사람들이 계속 줄서서 집에도 못가게 한다고. 힘들어죽겠다고 하시던데. 할머니한테 가서 사래요 ㅋㅋㅋ."
" 저 양반은 크게만 만들려고 소다를 너무 많이 넣어 아주. 그러면 못써."
실제로 할아버지 달고나는 크기가 10프로정도 더 크다. ㅎㅎ
"할머니 요즘 손님 많아지고 달고나 가격도 올렸으니 돈 많이 버시겠네."
"힘들어 죽겄어. 옛날에 IMF때도 사람이 미어 터졌는디. 요즘도 그런 것 같어"
짧은 대화가 지나가는 동안, 내 달고나 뽑기가 완성됐어요. 제가 선택한건 돌고래에요
오징어 게임에서 보던 정갈한 모양은 아니었지만, 집에가서 10분동안 뽀게볼 작정입니다~
ㅋㅋㅋ
평소에 영 불친절하던 할머니도 장사가 잘 되니 기분이 좋으신가보네요
말씀도 많으시고. 열심히 만드십니다
어떤 손님은 우산모양 틀을 가지고 와서 10개만 찍어달라고 했답니다
이런 인기가 6개월은 갈 것 같은데 달고나 뽑기 장사나 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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